







 Episode 010 - 판단의 주인


 홈즈가 결론을 바꾸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이 사내와 함께 지낸 동안, 나는 홈즈가 자신의 추리를 철회하는 것을 정확히 두 번 보았다. 한 번은 봉인된 기록 보관소에서 직접 목격했다. 다른 한 번은 오늘 밤이었다.

 “앉으시죠, 워커.”

 늦은 시각이었다. 벽난로에는 불이 타고 있었고, 사건 보드는 며칠 전보다 훨씬 더 빽빽해져 있었다. 홈즈는 그 앞에 오래 서서 그것을 들여다보다가, 마침내 돌아섰다.

 나는 소파에 앉았다. 무릎 위에 일지를 올려놓았다.

 “내가 틀렸습니다.”

 홈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엇이요?”

 “내 초기 가설 말입니다. 나는 누군가 특정 사건을 은폐하려고 기록을 지웠다고 믿었습니다. 그게 틀렸습니다.”

 나는 일지에 날짜를 적었다.

 “그럼 이유가 뭐였습니까?”

 “기록을 지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홈즈가 사건 보드를 가리켰다. 

 “목적은 누군가가 기록이 지워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쓰던 것을 멈췄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는 처음부터 이 사건을 발견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우편함의 신문. 표지판. 핀이 흘려준 정보. 핀치가 당신에게 속삭인 그 말까지.” 

 홈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전부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짜여 있었던 겁니다.”

 나는 홈즈가 자신의 추리가 틀렸음을 인정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도 그는 지금과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노도 아니고. 낙담도 아니었다. 그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내의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줄곧 누군가의 계획을 따라온 거군요?”

 “그렇습니다.”

 “…누구의요?”

 홈즈는 대답하기 전에 창 쪽을 바라보았다.

 런던의 밤은 고요했다. 안개가 등불 빛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그게 지금부터 내가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일지를 펼쳤다.

 지난 며칠간의 메모를 되읽었다. 

 우편함의 신문. 표지판. 핀의 정보. 핀치의 속삭인 경고. 
 마리 애들러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레이슨 경의 서명이 기록 어딘가에 나타났다는 것. 
 홈즈와 내가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

 읽을수록 머릿속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홈즈.”

 “네.”

 “우리가 도구였다면, 그 계획의 목적은 뭐였을까요? 우리가 진실을 밝히면, 그걸로 누군가는 이득을 봅니다.”

 홈즈가 천천히 안락의자로 옮겨 갔다. 그는 불을 바라보았다. 생각에 잠겼다는 자세였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시죠.”

 “첫째, 기록을 위조한 자와 우리를 이 사건으로 이끈 자가 서로 다른 인물인 경우. 위조된 기록이 바로잡히기를 바란 누군가가 우리를 수단으로 쓴 거죠.”

 “두 번째는요?”

 “기록을 위조한 자와 우리를 여기로 이끈 자가 동일 인물인 경우.”

 나는 잠시 생각했다.

 “동일 인물이라면, 왜 우리를 끌어들였을까요? 잡히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홈즈가 불에서 시선을 들었다. 

 “우리가 특정 결론에 이르기를 바란 겁니다. 진실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결론에.”

 방 안이 조용해졌다.

 나는 그 의미를 천천히 가라앉혔다.

 우리가 밝혀낸 것이 실제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써 놓은 이야기를 말하게끔 꾸며 놓았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입을 빌려 그것을 말하게 하면서.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은 무엇보다 두려운 가능성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실 겁니까?”

 홈즈는 사건 보드를 바라보았다. 그 한가운데 처음부터 꽂혀 있던 바로 그 자리에 그 첫 신문 스크랩이 있었다.

 “판단할 겁니다.”

 “어떤 판단을요?”

 “그중 무엇이 진짜인지. 증거가 이끄는 결론인지, 아니면 누군가 만들어 낸 결론인지.”

 홈즈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 판단은 내가 내리는 겁니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 내려 줄 수 없습니다.”

 나는 일지에 적었다.

 판단의 주인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그것마저 빼앗긴다면, 남는 것은 그저 남이 쓴 이야기를 읽는 독자일 뿐이다.
